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된 지 2년이 흘렀다만 나아질 기미는커녕 변이로 인해 오미크론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에 대한 논란은 원체 많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또 다른 이들을 위해서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에 접종 예약 날짜에 맞춰 재깍재깍 맞았다.
부작용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렇게 크게 관심을 두진 않았다. 왜냐하면 1차, 2차를 맞았을 당시에는 흔히들 팔이 아프다고 하는 증상조차도 없었기에 이번 3차 또한 아무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3차 접종에서 부작용을 겪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월 4일, 오전 9시에 접종 예약을 했다. 회사로 바로 출근하기 위해 일부러 회사 근처 병원에 예약을 잡았다. 9시에 접종을 맞고 30분 기다리고 조금만 걸으면 10시 출근에 딱 맞겠다 생각하는 빅픽쳐를 그리며 병원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도 이전 차수와 동일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평소보다 좀 주사가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맞을만했다. 그러나 10분 정도 지났을 때 목 아래 부분이 꽉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에 이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내 나름대로 접종일이라 긴장도가 높아 아침밥을 대충 먹은 게 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점점 갈수록 체한 느낌이 아니란 것이 명확하게 느껴지는 게 호흡이 점점 힘들다는 것을 느꼈고 꽉 막힌 기분이 단순 체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이 되었고 9시 20분에 간호사 선생님에게 증상을 말씀드렸다.
바로 휴면실로 안내받았고 왼손 검지에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달았다. 간호사 선생님이 증상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셨고 후에 의사 선생님도 3번 정도 더 들어오셔서 내 상태를 확인하셨다. 누워있는 동안에도 호흡이 좋아지진 않았지만 그렇게 나빠진다 생각도 들지 않았다. 좋아지는 느낌이 그다지 없다고 설명하니 의사 선생님이 의뢰서를 써줄 테니 증상이 지속되거나 안 좋아진다면 꼭 대학병원을 가라고 하셨다.
이때만 해도 큰일이 더 있겠나 싶었다. 병원을 나와서 걸어가는데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고 팔도 별로 아프지 않았다. 출근하고도 그렇게 막 힘든 느낌은 없었지만 혹시 몰라 타이레놀 1정을 복용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갑갑한 느낌이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다. 손님과 대화하는데 너무 힘들다는 느낌이 받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조퇴하고 부랴부랴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갔다.
대학병원을 가면서도 혹시 당일 진료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전화를 계속 시도했으나 통화 자체가 힘들었고 일반 상담 전화번호로 걸어도 결국 심장내과와 전화를 해야 한다는 말에 일단은 가서 확인해보기로 했다. 동아대병원에서 접수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두통이 심하고 호흡이 힘들어 어떤 자세로 있어도 너무 힘들었다. 응급실을 갈까 고민도 했지만 대기자가 별로 없어 조금만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내 차례가 왔지만 돌아온 것은 안타깝게도 오늘 당일 진료는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할 수 있다 해도 2~3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기다릴 여유가 없어 동아대병원에서의 진료는 포기하고 고신대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고신대병원 심장내과에 접수했고 먼저 심전도와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받기로 했다. 생각보다 고도로 분화된 검사실 환경에 좀 놀라웠다. 모든 검사실이 대기표가 존재하고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 위해 검사실도 3군데 이상 존재하기도 했다. 그 덕에 검사는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심전도와 흉부 엑스레이, 혈압 상으로는 크게 문제 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으나 의사 선생님이 계속 고민을 하시더니 혈액 검사도 한 번 해보자고 하셨다. 혈액 검사 결과는 약 2시간 후에 알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1시간 만에 결과가 나왔다.
다른 수치는 크게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급성 심부전을 측정하는 지표의 수치가 일반인보다 훨씬 높아져있는 상태라고 하셨다. 호흡도 아까보다는 나은 상태이지만 갑자기 나빠질 수도 있으므로 주말에라도 나빠진다면 꼭 응급실로 내원하여 심초음파를 하시길 권하셨다.
급성심부전이라는 확진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화이자 백신의 부작용을 찾아보니 심근염, 심낭염이 존재했고 생각보다 나와 같이 비슷한 증상을 겪은 사람이 많았다.
일시적일 것이라 되뇌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17시쯤 되니 호흡이 점차 안정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여전히 노력성 호흡이 필요했다. 22시쯤 열이 오르는 느낌이 들어 몸살감기 한방약을 섭취하고 몸을 꽁꽁 싸맨 뒤 취침했다.
2월 5일 오전 8시에는 증상 발현 시 호흡 곤란 수치를 10으로 본다면 2 정도로 감소했을 만큼 괜찮아짐을 느꼈다. 팔은 굉장히 무겁고 저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출근하기 위해 마스크를 끼고 움직이자 8 정도의 수치로 올라가 호흡하는 것이 굉장히 불편하다고 느껴졌다. 다행히 어제만큼 힘들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노력성 호흡이 필요했다.
일하는 동안에도 호흡이 가쁘다가 좋아지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이 상태가 유지될 것인지 나아질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아질 거라 스스로 생각하며 위안을 삼고 있는 중이다. 나는 기저질환이 없고, 이전에 심초음파를 했을 때에도 아무 문제없다고 판단받았었다. 필라테스도 척척 하고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최근에는 건강에 꽤 자신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당장 백신을 맞고 나서 호흡 곤란이 오니 생각보다 엄청난 공포에 짓눌렸었다. 평소에 건강하더라도 이렇게 부작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나니 그동안 얼핏 봤던 부작용 기사들이 생각나면서 부작용으로 사망한 분들에게 더욱더 안타까운 감정이 생겼다.
이 글은 백신에 대한 공포를 조성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일도 있다는 것을 기록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렇게 부작용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나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 생각하고 있고 4차를 맞아야 한다면 또 맞을 의향이 있다. 약간 겁은 나겠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 변이들에 감염되어 더 힘든 상황을 맞이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