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친구들과 5월쯤 만날 수 있는 사람끼리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여행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발단이 되었다. 나 쉴 때, 그리고 친구 남편이 육아휴가로 쉴 때, 그리고 시간 맞출 수 있는 친구 셋이서 이참에 해외여행 한 번 가보자는 이야기가 덜컥 나왔고 셋 다 만장일치로 좋아! 가자!로 시작된 지극히 충동적인 발언으로 태국 여행의 준비가 시작되었다.
달에 10만 원씩 모으기로 했고 예상 날짜는 처음에는 8월로 잡았었다. 그 이유는 내가 실습이 대략 9월쯤 있을 것 같았고 그때가 시간이 제일 넉넉할 듯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역시 성인이 된 친구들의 약속은 날 맞추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고 힘들었다. 8월에는 친구네 어린이가 어린이집 방학이 겹치고 시간 맞출 수 있는 친구는 급작스레 취직 소식을 전했다.
그 기간 사이에 태국 어느 곳을 갈지 정하는 것도 좀 어려웠다. 한 친구는 태국을 많이 가본 친구기에 그 친구가 안 가본 곳을 일단 고르는 게 좋을 것 같았고 다른 친구와 나는 태국은 처음 가는 여행지이기 때문에 태국의 ㅌ자도 몰라 어느 곳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수준이었다. 어느 정도냐면 태국에 대해 아는 거라곤 방콕과 푸켓이 있다는 정도?
뭣도 모르는 거보다 알아봐야겠다 싶어 pdf파일까지 만들어 조사해 봤다. 태국도 관광지의 나라라 그런지 모든 곳이 관광지 그 자체. 특히 사원이 유명한 곳이 많았고 그다음으로 바다에서 스킨스쿠버 하는 것이 유명했다. 수영 못하는 나로서는 스킨스쿠버는 의미가 없었고.. 그렇다고 엄청 유명한 곳은 한국과 다를 것 없는 쇼핑몰이나 바 위주일 것 같았다. 그렇게 찾아본 결과 가고 싶은 장소가 3곳으로 추러 졌다. 1) 치앙마이 2) 끄라비 3) 코사무이였는데 결국 치앙마이로 정해졌다. 끄라비나 코사무이는 방콕에서 경유하는 게 귀찮았던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게다가 자연친화적인 치앙마이의 분위기에 굉장히 끌렸다.
그래도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서 10월 11일 18시 45분 비행기로 예약을 했고 이 날만을 기다리며 수많은 고생길을 지나왔다. 숙소 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서 뭐 할지 등.. 친구들은 굵직한 것 빼고는 가서 결정하자고 그랬다. 굵직한 것 정한 것은 일단 뭐.. 숙소 정한 것. 코끼리 먹이 주기 체험 예약. 도이수텝 야경 보기. 가 다기는 했다. 불안한 나는 그래도 그동안 치앙마이 브이로그를 꾸준히 보면서 얻어온 정보로 구글 지도에 싹 찍어 준비해 뒀다.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지. 치앙마이 브이로그를 수없이 봐서인지 이젠 장소만 봐도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현실: 모름
그동안 수영복도 몇 번이나 샀는데 다 실패했다! 샵사이다에서 샀더니 무슨 스모선수 팬티가 왔고.. 국내에서 사면 언더붑은 기본에 심하면 사방팔방붑이 되질 않나.. 그렇게 거치고 거쳐 겨우 하나 성공했다. 수영복 사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나는 뭘 사고 실패해도 귀찮아서 '그냥 입어야지'하고 반품 잘 안 하는 사람이다. 근데 수영복은 귀찮아서 입어야지가 안 되는 거라 자꾸 반품해야 해서 화가 많이 났었다.
이렇게 계획한 게 5월부터 시작이었는데 어느새 10월 11일이 코앞으로 훌쩍 다가왔다. 엄청 설렐 줄 알았는데 너무 바쁘고 지쳐서 그런지 아직은 감흥이 없는 것 같다. 막상 도착하면 엄청 재밌겠지? 빨리 가고 싶다. 그리고.. 글도 엄청 써야 할 게 늘겠지? 블로그 활성화에 도움이 될 듯하다ㅎㅎ